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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2011. 3. 14. 01:25

일본의 지진 소식에 몇몇의 얼굴들이 떠올랐다. 부랴부랴 방치해둔 페이스북과 트위터 메신저 등등을 
통해 무사함을 확인하긴 했지만 그동안 가르친 모든 학생들과 연락을 하면서 지내는 것은 아닌지라
확인이 불가능한 학생들이 더 많다.  피해지역에서 온 학생들이 꽤 많았는데...일본공대 아이들은 방학이라
다행히 한국에 들어와 있는 경우가 많긴 하겠지만 그래도 아직 일본에 있는 아이들도 있을텐데...
그동안 연락도 안 하고 지낸 많은 이들이 휙휙휙...

NHK를 틀어 놓고 보고 있자니 저게 정말 비행기 타고 한 두시간이면 도착하는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인가 싶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본인들이 놀라울 정도로 침착하고 질서정연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것.
폐허가 된 거리를 보여주는 화면에서도 피해자의 비참함이나 슬픔이 아니라 자신들이 지금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찾아 나서는 태도랄까 뭐 그런 것들이 먼저 보여진다.
무너진 건물 사이에서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길을 걷고 있는 가족의 모습에서조차
불안함보다는 덤덤함이 느껴진다. 사람이 어떻게 그런 공포의 상황에서 덤덤할 수 있겠냐만
내색하지 않는 그들의 교육과 습관이 무서울 정도다.  

일본에서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가 20대 초밖에 안 된 대학생들이 조직 안에서 
난처한 상황이 발생하거나 실수를 했을 때 그것에 대해 최대한 개인의 감정을 배제하고  
침착하게 처리하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단 생각과 동시에 속 터져서 어떻게 사나였었는데
이번 사태를 보니 역시나 싶다.

어쨌거나 마음이 안 좋다. 
피해가 더 커지지 않기만을 빌 뿐. 


* 지진 발생 며칠 후, 원전 폭발 위험이 점점 높아져 가고 있는 상황에 계속되는 여진,
침착 어쩌고 말 할 때가 아닌 듯하다. 아비규환이 따로 없다. 끔찍하다.



   


  
Posted by 쑴.
이것저것2011. 3. 10. 11:47
1. 요즘 꿈이 매우 '난'하다.
최근 내 뇌는 그냥 방치 상태인데 무의식에서는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듯.

눈 앞에서 사람들의 목이 댕강 잘려 나간다거나,
내 주변이 피칠갑이 되어 있다거나,
고인이 된 장국영이 내한을 해 들썩거리는 행사장에서 공간이동을 해
'드러운' 청계천이 내려다 보이는 호텔방 침대에 나와 둘이 나란히 누워서 손만 잡고 있다거나.
(꿈에서 장국영은 '스트레이트'로 나와서 나한테 막 들이대는데 내가 맘은 있으면서
드럽게 튕기는 그런 설정;;)

장국영은 그러니까 나의 중고등학교 시절을 통틀어 '궁극의 남자'라는 상징성이 있는 인물인데,
지금은 없는 과거의 남자에 대한 강한 욕망  뭐 그런 거? (닝기미-기왕 하려면 제대로 하든가;)

2. 제주도 워크숍을 성공리(?)에 마쳤고 덕분에 1박2일 여행할 기회도 있었고
여행 끝나고 장염 때문에 몸은 개고생을 했지만 워크숍이 끝났다는 무한 기쁨에 영육 분리의
초월적 경험도 선사받았다.
한 시간에 한 번 꼴로 설사에 구토를 동반하다보면 내 몸이 내 것이 아닌 상태가 찾아 온다;

3. 그래서 시간이 좀 남아 돌길래 그동안 미뤄둔 공부를 해야겠다 생각하고
도서관에 가서는 결국 온갖 맥락 없는 책들을 잔뜩 빌려 놓고 읽는다. 
이 답 없는 맥락 없는 생활.



Posted by 쑴.
이것저것2011. 1. 23. 00:57

1. 이번 중간고사 쓰기 시험 주제가 '내가 부자가 된다면'이었는데 자긴 절대 일 하기 싫어서
놀고 먹고 싶다는 애부터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구구절절한 사연들까지, 국적만큼이나 가지각색-
본인의 유학 비용 때문에 부모님께서 월급의 대부분을 한국으로 보내고 맛있는 음식도 잘 못 먹고
새옷도 못 사입고 있다는 중국 유학생과, 한국에 오기 전까지 죽어라 열심히 일 했는데
돈이 너무 없어 슬프다는 멕시코 학생; 하지만 동정표로 점수를 줄 수는 없잖아! 너네 너무했어 정말. -_-
 
2. 정규반과 별도로 진행되고 있는 아르헨티나 교포 아이들 특별 프로그램이 다음 주면 끝난다.
아무리 짧은 경력이라지만 이렇게 감 잡기 힘든 반은 처음이다.
이민간 부모들이 자식들의 뿌리 찾기 일환으로 보내는 방학 프로그램인데,
학생들은 방학 때 이 추운 한국까지 날아와 공부를 하고 앉아 있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불만이
기본으로 깔려 있기 때문에 학습동기가 매우 낮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의 한창 놀고 싶은 나이에
얼마나 싫겠는가.
게다가 이민 2세, 3세들은 대체적으로 살고 있는 국가와 모국이라 부르는 한국 두 사회에서 모두
주변인으로밖에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소심하거나 까칠한 특징을 갖고 있기도 하다.
얘네들을 끌고 나가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참 난감.
그저께는 언제나 특유의 기름지고 거만한 표정으로(회계사도 아니고 회계사 준비하고 있는 게 무슨 큰 벼슬인 줄 아는)
선생들을 빡돌게 하고 있는 태양소년 에스테반 군 때문에 열이 좀 차올라서 수업 시간에 
참느라고 어금니 꽉 깨물 정도였음.(이 생활 시작하고 진짜 너 같이 싸가지 없는 녀석는 처음이다. 부들-)
차이에 대해 전혀 받아 들일 자세도 안 되어 있고 의욕도 없는 학생을 대상으로
교사가 어디까지 데리고 갈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
이러면서 발전 하겠거니(라고 하지만 속은 끓는다 -_-)
 

3. 어제 저녁, 이태원 아랍 식당 PETRA에서 이번 학기 학생들과의 저녁 식사.
처음에 가려고 했던 식당에서 좀 변경이 있었는데 처음 먹어보는 아랍 음식이어서
좀 불안하긴 했으나 인도 음식과 비슷한 느낌도 있었고 생각보다 괜찮았음.
난 이제 닭도 별로라서; 콩으로 만들어 튀긴 팔라펠과 샐러드를 피타빵에 곁들여 먹은 것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다른 메뉴에 대한 코멘트는 의미가 없을 듯.
(이거 같이 수업 들어가는 선생님이랑 학생들 동의 없이 올려도 되려나; 뭐 방문자 거의 없으니 괜찮겠지? 막 이래;)
참고로 사진은 학생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거 불펌;;;

저 갈색 동그란 것이 콩을 갈아 튀겨 만든 팔라펠. 팔라펠 옆에 있는 노란 것은 콩을 갈아
올리브유를 섞어 만든 훔무스. 아랍 사람들이 항상 즐겨 먹는 음식이란다. 담백하고 맛있음.

치킨 케밥. 조금밖에 안 먹었지만 괜찮았음. 탄두리보다 나은 듯.

치킨 커리와 불면 날아가는 볶음밥- 커리는 인도 커리에 비해 묽고 건더기는 훨씬 거대함-_-
커리에 풍덩 빠져 있는 닭 가슴살 덩이들;; 양 많은 이들에게 강추;
얜 이름 모르겠고. 닭다리와 샤프란 볶음밥이 함께 곁들여져 나오는 커리.

이번 학기 학생들. 몇 명은 사정상 못 와서 좀 아쉽-

 쉬는 시간마다 여자에게 고백하는 말과 사랑의 표현만 주구장창 물어보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유세프와 고** 선생님의 의도치 않은 커플룩.
유세프는 저 빨간 니트 자켓 하나로 올 겨울을 나고 있음. 헬리콥터 산다더니 돈 모으냐-_-

Posted by 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