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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17 로멘틱 교토, 판타스틱 호루모 5
이것저것2009. 7. 17. 15:15

가모가와의 다리 밑 바퀴벌레 커플, 가미가모진자, 교토부립식물원,기타오지거리, 데라마치, 혼노지, 시조, 교토역,
비와코, 기온, 야사카 진자, 교토대학,리츠메이칸대학,교토산교대학,류코쿠대학,도시샤대학, 한큐백화점 등등등. 

소설을 읽는 동안 교토의 풍경이 머릿속에 펼쳐지면서 주인공들이 활자에 맞춰 달리고 웃고 울고 있었다.
방학을 맞아 그동안 읽고싶었던 '이야기'가 있는 책들을 즐기는 중.
그 중에서도 특히 마키메 마나부의 '로멘틱 교토, 판타스틱 호루모'에 꽂힐 수밖에! 
정말이지 탁월한 이야기꾼이 탁월한 도시를 배경으로 탁월한 감각을 풀어나간다. 

로멘틱 교토는 전작인 '가모가와 호루모'의 속편이지만 속편을 먼저 봐도 상관이 없기도 하거니와
학교 도서관에 전작이 없는 관계로 일단 방법이 없기에; (전작은 지난 봄에 영화로 개봉하여 대인기였다고-) 

이야기는 현대의 교토에서 요괴를 부리는; 교토의 대학 써클 회원들의 이야기가 연계가 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 연작소설이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지루할 새가 없이 확확 넘어가고 책에서 손을 떼기 힘들어 단숨에 읽을 수 밖에 없는
로맨틱 판타스틱 드라마. 손발이 오그라드는 로맨스는 절대 아니고-  20대의 연애에 대한 소소한 감정들을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이야기에 잘 녹여내고 있다. 로맨스만이라면  이렇게까지 흥분하며 포스팅까지 하진 
않았을 터. 이 소설의 핵심은 현실에서 아주 살짝 벗어난 판타지와 유머.  
(거적데기를 쓰고 다니는 20센치 크기의 귀신들. 그들의 에너지원은 건포도. 귀어를 통해 귀신들을 인솔하여 대결하는
 대학 동아리 회원들이 바로 판타지의 중심; 헤리포터 따위의 초대형 블록버스터 판타지는 내취향이 아니라서-)
  

연작 가운데 마지막 이야기는 어라 이건 '시월애'잖아! 했는데 마무리도 훌륭하고 임팩트가 강하다보니
표절이라 할지라도 원작보다 월등한 감동을 선사한 것으로 너그러이 용서 가능.
(교토의 여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여학생이 궤짝에 들어 있는 나무판자를 통해 전국 시대의 오다 노부나가의
 부하와  편지를 써서 주고 받는; 이렇게 줄거리 대충 써놓으면 허접황당한 이야기처럼 보일 지도 모르겠으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판타지!)

소설을 읽다보면 아베노 세이메이의 이름을 딴 '아베', 세이메이의 적수 였던 아시야 도만에서 따온 '아시야'와 같은
이름들도 나온다. 오랜만에 유치한 내 취향에 딱 맞는 책을 읽게 되어 넘흐 즐거웠다. 꺄울~


* 오랜만에 취향 200% 맞춤형 책을 읽어서 행복해하며 잠들었는데
오늘 아침 일어나니 왼쪽 눈알이 빠질 듯한 편두통과 구토증세로
학교도 못 갔다. 약 먹을 생각을 하니 뭘 먹긴 먹어야 겠고 먹으면 쏠리고-
일단 괴로워서 바나나에 아스피린 하나 먹고는 다 토하고 나가떨어졌다가
좀 전에 정신차리고 일어났다. 이제 좀 살만한데 그래도 두통이 좀 남아 있다.
아우- 대체 뭘 했다고 아프냐; 아프지 말자.


Posted by 쑴.